안녕하세요, 저는 1인 개발을 하고 있는 Zedd 입니다.
오늘은 제가 1인 개발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소라고둥님께 물어봐' 앱의 개발 과정을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 '소라고둥님께 물어봐' 앱 메이커 로그
제가 1인 개발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수술로 인해 잠시 휴직하게 되면서부터였습니다.
그때 디자이너인 여자친구가 본인이 쓰고 싶은 앱이 있다며 하나 만들어줄 수 있겠냐고 요청했습니다.
질문하기 버튼을 누르면 랜덤한 대답이 출력되는, 아주 심플한 기능을 가진 앱이었습니다.
이 앱은 애니메이션 '스폰지밥'에 나오는 ‘마법의 소라고둥’이라는 장난감에서 영감을 받아,
고민거리가 있을 때 대답해 주는 컨셉이었습니다.

<모티브가 된 스폰지밥의 마법의 소라고둥>

<소라고둥 디자인 초안>

<소라고둥님께 물어봐 앱 화면>
여자친구가 디자인한 화면을 보니 귀여운데 단호한 대답에 매력적인 녀석이란 생각이 들었고,
기능이 워낙 간단하다 보니 앱 제작은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데이트 대신 환자 침대에서 앱을 만드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여자친구는 테스트 앱만으로도 만족한 것 같았지만,
기왕 만든 앱이니 출시까지 해보자고 권유해 iOS 앱스토어에 출시하게 되었습니다.
출시 직후 주변 사람들에게 써보라고 추천했는데, 반응은 "이걸 누가 쓰지?"라는 반응과 "재미있다"는 반응으로 나뉘었습니다.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인 지인들은 가끔 소라고둥이 이렇게 대답했다며 스크린샷을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저와 여자친구는 가끔 야식을 시킬까 말까, 머리를 자를까 말까 하는 사소한 고민이 있을 때 장난식으로 소라고둥님께 물어보며, 대부분 소라고둥님이 시키는 대로 하게 되었습니다.
몇 개월 후 앱스토어에서 리뷰가 있나 확인하러 가보니,
소라고둥의 단호한 대답에 단단히 화가난 유저분들의 1점짜리 리뷰를 읽다보니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 복직하게 되고, 직장생활이 바빠지다 보니 앱에 대해선 서서히 잊게 되었습니다.
애플 개발자 계정이 만료되어 앱스토어에서 앱이 사라진 것도 잊고 지내다가,
문득 소라고둥 앱이 생각났습니다.
전체 다운로드 수를 확인해보니 14K라는 생각보다 높은 다운로드 수에 작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간단하게 만든 앱을 이렇게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있었다니 놀라웠습니다.
그동안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배운 것들이 많았고,
1인 개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내가 쓰고 싶은 앱을 만들어도 누군가 공감하고 사용해줄 사람이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면서 1인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싶다는 의욕이 강해졌습니다.
그 이후로 여러 가지 아이디어로 개발을 진행 중이며,
그 중 하나는 이미 MVP로 출시해 베타테스트를 하고있는 Todo.ZIP 입니다.
1인 개발을 망설이는 분이 계시다면, 저처럼 내가 쓰고 싶은 아주 단순한 앱을 먼저 만들어보시는 게 어떨까요?
시작하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인데, 앱을 개발하는 과정을 즐길 수 있고 당장 큰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내가 쓰면 되니까요!